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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지붕에 정원만 19개…쇼핑몰 아닙니다, 학교입니다.

Published on Mar 13, 2021 by 한은화 on 중앙일보

삼각지붕에 정원만 19개…쇼핑몰 아닙니다, 학교입니다.














개교를 앞둔 지난달 26일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저 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다섯 살인 손녀가 클 때까지 이 동네에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것은 전원주택단지인가, 교외쇼핑몰인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에 정체 모를 마을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집하면 떠올릴 법한 삼각 지붕을 가진, 2~4층 규모의 건물이 옹기종기 모인 모양새다. 주변의 고층 아파트 단지와 대비되어 더 튄다.

지난 2일 처음 개교한 신길중학교다. 뉴타운이 들어선 동네에 처음 생긴 중학교이기도 하다. 학교의 다른 생김새가 행인의 이목을 붙잡고, 건물의 정체를 아는 주민도 “안이 궁금하다”며 입을 모은다. 개교를 앞둔 지난달 26일 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저 학교에 보내고 싶어서, 다섯 살인 손녀가 클 때까지 이 동네에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 남다른 학교를 설계한 이는 이현우 건축가(이 집 건축사사무소 대표)다. 2018년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신길중 설계공모전에서 그의 작품이 당선됐다. 결과를 놓고서 “이 안을 뽑은 심사위원도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학교 공간의 고정관념을 그야말로 전복시킨 안이어서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한형우 호서대 건축과 교수는 “기존의 학교가 교실과 복도뿐인 큰 덩어리의 기능적인 공간이었다면 신길중은 교실 단위로 쪼개고 다양한 공간을 만든 덕에 아이들이 마을에 온 듯 오밀조밀 다니며 재밌게 생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개교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에 한창인 신길중을 건축가와 둘러봤다. 학교는 지금까지의 학교와 전혀 다른 공간 문법을 가졌다. 이현우 대표는 “획일적이고 거대한 도시 스케일의 고층 아파트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해 휴먼 스케일의 집 같은 학교를 계획했다”며 “주변 고층 아파트와 반대로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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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화 기자

2022.12.05